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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3.31 3월은 더 처음 같았는데. 4

학교 다닐 때의 버릇이 아직 남아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처음이라는 생각은 항상 3월이 1월보다 강했다. 

3월을 시작할 때는 그래서 기분이 좋았다. 내가 싫어하는 겨울이 다 끝나기도 하고, 처음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런데 3월에는 막상 한 게 없다. 회사에서 내가 있는 팀에 3월 업무가 엄청 많았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회계랑 그렇게 관계가 없어서 할 일이 많진 않았지만... 모 팀장님 히스테리가 장난이 아니어서 조금 힘들었다. 그래서 눈치보느라고 칼퇴도 못하고 평일 8시 이전에는 그냥 회사에 있는게 당연하다는 생각으로 일했다.  

음... 나도 감정적이라면 감정적인 사람인데 내 옆이나 내 뒤 여하튼 여러군데 있는 자기 감정 있는데로 다 드러내면서 괜히 주변사람 눈치를 보게 만드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참 흉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한 때는 저런 적이 있었겠지만, 크게 반성하고 있다. 

나는 배려 깊고 아량 있는 사람이 아니어서 그런지, 회사에서 자기 피곤하다고 남한테 괜히 짜증 부리는 거 못받아 주겠고 그렇다.

그런데 우리 팀장님 내가 3월 달에 예민할 수 있다. 이렇게 예고를 하셨는데 그런 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하는 고민을 잠깐 했다. 

나 짜증 부릴 거니까 너 각오해. 니가 이해해. 뭐 이런 건가. 


예전에도 한번 쓴 것 같지만, 나는 자기 계발서를 신봉하는 사람과는 절대로 친해질 수가 없다. 

또 한가지, 나는 뒤 끝은 없다. 고 말하는 사람과도 절대로 어울릴 수 가 없다. 

나는 뒤끝이 끝까지 간다. 보통 저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나는 뒤 끝이 없기 때문에 화를 내면 그걸로 끝이다. 뭐 이런 논리로 말을 하는데 꼭 그런 사람들 특징이 남 배려 안하고 할 말 안할 말 다 한다는 거지.

자기가 하고 싶은 말 다 하는데 뒤끝이 있을리가 없잖아. 

불행히도 우리 팀장님께 저 말을 들었다. 나는 팀장님한테 아직도 뒤끝이 있다. 

뒤 끝이 없다고 말하지 말고 뒤 끝이 생기지 않도록 먼저 노력해야 하는게 맞는 거 아닌가. 

나는 소심하고 눈치보고 뒤 끝은 끝까지 간다.  

뭐 그래봤자 회사생활 어차피 혼자 하는 것이니까. 


어제는 동인천 안과에 갔다. 봄만 되면 알러지 증세가 심해지면서 밤에 눈이 말도 못하게 간지럽다. 그래서 저번 주 내내 안경을 꼈는데 진짜 이번 여름방학 때 수술을 할까 심각히 고려했다. 안경만 끼면 고시생이 된다. 눈이 좀 나빠야지.... 어떻게든 렌즈를 껴보려고 했지만 회사 가서 바로 뺐다. 너무 건조했고 모니터가 제대로 안 보일 지경이었다. 

내가 항상 말로는 심각히 수술을 고려한다고 하지만 나는 나를 안다. 나는 절대 수술 못한다. 너무 무서워서. 


안과 갔다가 시간이 좀 나서 네일아트도 받았다. 실로 오랜만에. 



내 손톱은 엄청 크고 단단하고, 손은 엄청 하얗고, 손가락도 엄청 얇다. 나는 반지 사이즈 6.5 끼는데 보통 여자들은 13 낀다고 하더라. 내가 이렇게 내 손에 자부심과 자랑을 늘어놓는 이유는 솔직히 내 신체 중 내세울만 한 데가 손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저 사진 보면 괴상망측하지만 손은 예쁘다고 자부한다. 솔직히 나는 손, 피부결, 발목, 뭐 이런 사소한 건 꽤 괜찮다. 다만 하나로 잘 어울리지 못했을 뿐. 크크크.


동생이 저번주에 독립을 했다. 우리 네가족은 저번주에 동생네 집으로 출동했다. 그 작은 방 한칸도 이사라고 힘들었다. 특히 내 몸 컨디션이 너무 안좋았고 저번주만 해도 꽤 추웠다. 동생은 남자기 때문에 후미진 곳에 치안이 허술한 곳에 집을 얻어도 되니까 참 집 얻기가 쉬웠다. 나름 성남시 인데 엄청 싼 가격에 넓고 베란다 딸린 집을 얻었다. 거기에 전철역 앞이고 시외버스도 엄청 많이 다니고. 걔는 군대 이후로 엄마아빠랑 헤어진 적 없는데 잘 살려나. 얼마나 드럽게 살까 생각하니 내 정신이 아찔하다.

걔네 집에서 TV 보려면 안테나 새로 달아야 된다고 TV 안 달았다는데 내가 무조건 달라고 난리 쳤다. 

자취 하는데 TV 없이 어떻게 산단 말인가. 나는 솔직히 혼자 사는 동안 TV 로 연명했다. 잠들기 직전까지 TV 는 틀어놨는데. 

근데 동생은 나는 괜찮은데 누나가 왜 난리냐며 안 달꺼랜다. 안테나 달면 한달에 3만원이라고.


저번주에는 적금과 예금이 만기됐었다. 적금 만기된 건 저번 비행기 티켓 선결제로 다 썼고, 예금은 다른 은행 예금에 묶어놨다. 영국여행 갔을 때 아일랜드까지 가는 방향으로 굳혀 가고 있다. 가능하려나. 그러긴 짧으려나. 여하튼 아일랜드에서 1박밖에 못 하더라도 아일랜드는 가려고 한다. 

오늘 백화점 갔다가 교보문고까지 가서 책을 좀 골라놓고 왔다. 난 근데 그런 계획 세우는 거 잘하는 듯 하면서도 못하는데 잘하려나. 저번 도쿄 혼자 여행 갔을 때 일정을 너무 널럴하게 짜서 더이상 난 어디를 가야 하는 것인가 하면서 혼자 이상한 데 배회하고 그랬는데. 

이번 여행은 쫌 빡빡하다 싶은 생각이 들게 짜보려고 한다. 박물관 이런데는 안가고. 


영국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저번 여름 휴가를 같이 간 대학 친구가 어제 전화를 해선 자기도 영국에 친구 있는데 같이 가자는 뉘앙스로 전화가 왔다. 난 당황스러웠다. 왜냐면 나는 이미 혼자 여행 가는 계획을 다 세워놓았고, 그 친구는 나랑 여행을 같이 갈 정도로 친하지도 않고.... 여하튼 나는 혼자 가려고 이미 맘 다 정한 상황이었는데 누군가가 그 일정에 낀다고 생각하니 끔찍했다. 


결국 친구에게 난 혼자가려고 이미 맘 굳혔다고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 

걔 기분 나빴을까.......  미안하지만 난 진짜로 혼자 가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