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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

위로 2008. 1. 17. 16:32

어렸을 때 좋아했던 애니메이션이 모두 다 일본에서 만들었다는 사실은 어린 나에게 충격이었다. 일본은 그냥 통상적으로 일본놈이라 부르는 아주 몹쓸 나라 아니던가. (일본 좋아하시는 분 들에게는 죄송)
어찌되었든 일제 침략기를 배운 이상은 우리나라사람이 뼈속 깊이 좋아할 수 있는 나라도 절대 아니고, 일본놈은 다 나~~쁜 놈들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내가 그렇게 좋아해 마지 않던 만화들이 모두 다 일본산 이라는 것. 그리고 그 애니메이션이 질 낮은 것들이 아니라 멋지고 고차원적 이라는 것. 등등이 만화시간만 손꼽아 기다리던 어린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어느 정도 책에 대한 기호가 생겨날 무렵에 읽은 일본책들은 죄다 내 취향이 아니라서 지금도 관심없을 뿐더러 우리나라 문학보다는 몇단계 아래라는 확고한 신념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총체적 문화적 깊이로 봤을 때 일본 보다는 우리나라가 더 뭐라고 할까. 확 슬프지는 않지만 은근히 슬픈 것 (단어로 표현하질 못하겠다!!!) 한마디로 더 품위있는 슬픔 같은 것이 느껴져서 흠. 역시 난 한국 사람이군. 하고 깨닫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나라는 어찌되었든 비극적 역사를 가진 나라 아닌가. 유난히 애국심이 뛰어나군. 이라고 말할 지 모르지만, 난 일본 애들 문화가 너무 과대 포장된 면이 많다고 생각한다.

내가 무슨 문화학자도 아니고 교수도 아니기 때문에 위에 한 말은 다 내 생각이고 의견일 뿐이다.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거다. 여러모로 성에 안차고 탐탁치 않은 일본이지만 걔네 나라에서 만든 애니메이션들이 내가 가장 여리고 순수했던 시절  감수성 발달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 것 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거다.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말하자면 많지만, 대체적으로 난 지브리 스튜디오 가 만든 만화들을 좋아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귀를 기울이면 중 한 장면


특히 '귀를 기울이면' 이 제일 좋았다. 그 만화 주인공과 내 나이가 거의 같을 무렵에 봤고, 과장하지 않은 일상 묘사와 주인공인 시즈쿠가 고민하는 것들, 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나이 또래 여자들만이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분위기를 너무나도 잘 표현했기 때문이었다. 감독이 얼마나 연구를 했으면 저 정도로 정확하게 심리 묘사를 할 수 있는지 감탄스러운 작품이었다. (심지어 보고 찔끔 울기까지 했다!!! 울만한 내용이 전혀 아님에도)

그 애니메이션들이 내 감수성 발달에 크나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OST까지 섭렵하며 듣고 또 들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연주곡들인데도 왜 그렇게 좋아했는지.; 엊그제는 MP3 Player 에 있던 일본 애니메이션 삽입곡을 듣다가 새삼 그때 당시 생각이 났고, 아직 어린 나이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 많은 곡 들 중 베스트로 생각했던 두 곡은 바로 아래 두 곡인데, 첫번째는 에스카플로네 OST 중 Cradle song, 두번째는 귀를 귀울이면 OST 중 이름 모를  OST내 12번째 곡이다.
 

제일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은 '귀를 기울이면' 이지만, 제일 멋있어라 하는 남자 주인공은 또 따로 있다. 바로 '원령공주'의 남자주인공 아시타카!!!! 이 역시 중3때 만화 주인공한테 반해선 두근거리기 까지 했다. 아직까지도 아시타카는 역대 내가 본 애니메이션 중 제일 멋진 남자 캐릭터 1위다.

[Flash] http://serviceapi.nmv.naver.com/flash/NFPlayer.swf?vid=8FCBBC8ADFE0D8D8E8C3283C926C4DC7C52E&outKey=211de81290ed57b49039f70bf40f0d8c3a520d30daa8b954b2bdabc84f0d85ae59d48d480f92bec450d5c69985bb70c2



 요즘 나온 연예인 중에 아시타카랑 이미지가 비슷해서 눈여겨 보고 있는 애가 있는데 그 애는

그냥 출퇴근길에 음악 듣다가 생각나서 별 시덥지 않은 글을 이렇게 쓰고 있지만(뭐 다른 글은 그럼 안 그런가. 크큭), 사실 요즘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같은 거 잘 찾아보지도 않고 예전 것만 다시 보고 싶고 그렇다. 늙은건가..

P.S 참고로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토토로에서 토토로랑 같이 나무 키우는 장면이다. 개인적으로는 그 장면이 2D 애니메이션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경지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