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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모습.

일상 2008. 12. 8. 14:54

나와 인천이 인연을 맺은 역사는
초등학교 2학년 부터 4학년 1학기까지.(대전)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 1학기까지. (전북 정읍) 대학교 1학년에서 휴학한 1학기까지. (서울-고작두달) 복학하여 4학년 1학기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총 4번이다. 살아온 해로 따지면 꽤 되지만 쭉 산 것은 아니라.. 하지만 뭐 내 만 24년 동안 가장 오랜기간을 살아온 곳이기 때문에 애정을 갖기로 했다. 실제로도 애정이 생기기도 하고. 고향이 있는 사람들은 이보다 더 하겠지.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는 인천시 남구 관교동에 있는 관교초등학교 인데 22번 버스를 타면 항상 그 초등학교를 지나간다. 그럴 때 마다 좀 신기한 기분이 든다. 그 초등학교 앞에는 내가 매일 가던 관교문구 가 있는데 아직도 그대로 있다. 관교문구 이외에는 다른 경쟁자가 없었는데 아직도 경쟁자 없이 건재하다. 초등학교 3학년 부터 엄마가 일을 시작하셔서 나는 자기의 일은 스스로 하는 어린이 였다. 그때 당시 관교초등학교는 바로 옆에 생긴 동아아파트 때문에 애들이 하도 전학을 많이 와서 학교가 터질 지경이었는데 내가 전학갔을 때 받은 번호가 82번이니 말 다한거지. (한반에 80명이 넘었다. 세상에. 내가 2학년일 때 4학년인 언니 오빠들은 한 의자에 두명이 앉아서 수업받는단 소문까지 있었다)
학교 사정이 그렇다보니 난 오전반 오후반 을 번갈아가면서 학교에 다녔고 지금 생각해보면 엄마가 이번주 오후반이다. 이번주 오전반이다 말 안해줘도 곧잘 잘 챙겨서 오후반 오전반을 잘 갔다. 하지만, 타고나길 건망증이 심해서 난 가정통신문에 사인 받아오라는 건 맨날 사인 실컷받고 집에다 놓고 오거나, 잠 들기 직전까지도 엄마아빠가 안 들어오셔서 어린 맘에 내가 아빠사인 흉내내서 해야지 하고 해갔다가 선생님한테 혼나기 일쑤였다. 숙제도 실컷 다 해놓고 공책을 놓고 오거나 준비물도 마찬가지. 난 엄마가 집에 있어도 엄마한테 전화해서 가져다 달라고 안했던 것 같다. 왜그랬지. 그냥 일하는 엄마가 힘들 것 같기도 했고, 엄마가 학교에 오는 게 그다지 좋지 않았다.
어제도 그 관교초등학교 앞을 지나가면서 관교문구를 보니 어렸을 때 준비물 실컷 다 사놓고 바로 돈 꺼내느라고 바닥에 내려다놓고 그냥 그대로 학교 가던 내 자신이 생각나서 웃겼다. (저런 행동을 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이런 걸 방지하기 위해서 손등에 검정색 유성 매직으로 찰흙,리코더, 실로폰, 이렇게 적어놓기도 하고 그랬지만 그래도 꼭 뭐 하나씩 잃어버리고 그랬다. 이건 중학교, 고등학교가서도 마찬가지였고. 실내화 잃어버리고 그러는건 다반사였고, 초등학교 3학년 때는 없는 살림에 졸라서 산 인형달린 실내화를 산지 일주일만에 잃어버려서 집에 안들어가고 놀이터에서 울었던 적이 있었다. 어린마음에 엄마한테 너무 죄송했기 때문에... 흐흐. 지금 생각이지만, 진짜 처음으로 인천이랑 인연을 맺었을 때 우리집은 징그럽게 가난했다.

뭐 또 우울하게 가난했던 시절 얘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니고, 며칠 전에 내가 했던 웃긴 행동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어서.

난 핸드폰이 전리품이나 다름이 없는데 왜냐하면 하루에 오는 문자는 광고문자 포함하여 3통 이내이고 전화가 오는 경우는 일주일에 3통이내, 내가 전화를 핸드폰으로  거는 일은 2주일에 3번 이내 이다. 대신 핸드폰으로 야구 시즌에는 야구도 보고 인터넷도 하고 그런다. 야구시즌이 끝나니 딱히 위성 DMB 가 필요가 없어져서 그걸 해지해야겠다고 홈페이지가서 TU 해지를 잘 했다. 그리고 나서 한 3일 4일 지났나?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내 핸드폰에는 아무 연락이 없었다.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근데 이상하게 네이트에 접속이 안되는거다.
한 이틀 그러길래 114에 전화를 했다. 네이트 접속 안된다고. 그랬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고객님은 핸드폰을 일시정지 하셨는데요."
난 TU 해지 뿐 아니라 핸드폰 자체를 일시정지를 한 채로 약 일주일간을 지냈던거다. 뭐 원래대로 많은 사람이 연락을 하진 않았겠지만 좀 웃겼다. 흐흐흐.

또 대학 때는 여름방학동안 토익 공부를 좀 하고 8월달 토익을 봐야지. 하고 그 날 아침에 학교에 갔다. 내 성이 곽이기 때문에 난 항상 자리배치표 보면 윗부분쯤을 보면 되었는데, 그날따라 내 이름이 없는거다. 그래서 시험본부로 갔다. 접수했는데 이름이 없다고 하니까 내 이름으로 접수된 사항이 없다고 하는거다. 그래서 아니 그럴리가 없다고 저는 습관처럼 접수해놓는다고. 그렇게 따져도 소용없었다. 그래서 터덜터덜 집으로 왔는데이럴수가!!! 진짜로 내가 8월 토익을 접수를 안했더라. 크크크. 그게 졸업 앞둔 여름방학에 생긴일 이라서 어찌나 황당하든지. 뭐 신분증 안가져가서 시험도 못보고 온 건 옵션으로 한 두번 되고 한번은 우리집이랑 가까운 시험장이라 다시 집에가서 가져왔었지. 흑.

어제 밤에는 너무 우울하여 친한 고등학교 친구랑 전화를 하다가 잤는데, 술 마시고 요즘 알고 지내던 남성에게 분명히 전화를 했다고 되어 있는데 어떤 내용이었는지 전혀 기억이 안난댄다. 그 남자도 연락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중이라고 했는데 나는 혹시 실수한 거 없냐고 그냥 니가 물어보라고 했는데 친구는 내 충고를 거부했다.

아침에 비가 왔는데 주말동안 추웠던 날씨가 완전히 풀렸다. 후. 오늘은 제일 싫은 월요일. 직장인들에게 평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