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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두기 3일전

일상 2010. 4. 7. 12:00
이제 금요일까지만 나오면 이 회사 생활은 끝이다.
이제 3일 되서 나 솔직히 일하기 싫어서 일 대충하다가 일이 커져서 다른 지점에서 이제 금방 욕을 바가지로 먹었다. 후배들도 나때문에 욕 먹어서 눈치 주는 거 느껴지고. 그나저나 난 나름 후배들 신경써 줬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리 관두는 마당이지만 골치아픈 건 다 선배가 해결해라 하는 게 느껴져서 또 서럽다. 아흑. 아무래도 퇴사 바로 직전까지 일 해야 할 것 같지만 이제 이번 주면 영원히 안녕이니까 참는다.  

오늘 아침에 번뜩 블로그에 써야겠다 한 내용은 이게 아니고, 다른 내용이다.
지금 나 바로 위에 있는 남자 과장은 무슨 얘기만 하면, 남녀관계(육체적 정신적 관계 모두) 쪽으로 이야기를 몰아가는 경향이 있다. 내가 평소 힘들어 하는 것도 애인이 없어서 스트레스를 못풀어서 라는 식으로 이야기 하면서 결국에는 또 그런 쪽으로 이야기가 흘렀고 심지어는 새로 입사한 사람에게도 나를 지칭하며 쟤가 몇년째 남자친구도 없어서 주말에 뭐 할일도 없어서 저렇게 회사생활 오래 못하고 관둔다고 말하는 걸 엿들은 적도 있다.
더불어 유부남은 젊은 여자 좋아하면 안돼? 라는 말도 서슴없이 하고 회사에 있는 젊은 여자들 외모를 지가 뭔데 하나둘씩 평가하는 경우도 많다. 난 내 위에 남자 과장이 열라 쪽팔리고 남자 망신 다 시키는 미친놈 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난 어느 정도 대놓고 이야기 하는 편이었다. '젊은 여자가 또래 결혼 안한 남자 놔두고 유부남을 왜 좋아하는데요?' 라고 말하거나, 아니면 저 여자가 나한테 관심 있는 거 같다. 이런 식의 착각을 무지하게 할 때에는 '전혀 아닌데요. 착각인데요.' 라고 말하거나 나 정도면 적극적으로 대처했다고 생각한다. 뭐 나처럼 느낀 여자가 한 둘은 아니었던 모양인지, 내가 너무 가기 싫어 빠진 회식 자리에서 성희롱 했다고 부장한테 경고 먹었다는데, 회식자리에서 찍은 사진을 보니 눈이 완전히 풀려선 만만한 여자 허리 감고 헤벌레 하고 있는 모습이 참 가관이었다. 딸만 둘이던데 그러고 싶나.  
여하튼 일 때문에 같이 차를 타면 또 어이상실한 소리를 계속 하는 통에 난 아예 대꾸를 안했는데, 내 후임으로 들어온 애(나보다 2살 어림) 한테도 어제 하루종일 그런 이야기를 한 거 같아서 내가 어제 그 과장이 이런 이런 이야기 하지 않았냐 라고 물어보니 후임이 사실을 실토하였다. 들어온지 얼마 안되서 대꾸를 안할 수도 없고, 남자 과장은 계속 이야기 하고 지금 일하는 나랑 후배는 술을 싫어해서 퇴근 후에 술 마시자는 이야기를 못했는데 **씨는 가끔 맥주 한잔 들어가자는 등의 이야기를 하루 종일 했다는데 참 고생을 많이 한 것 같았다. 앞으로 이걸 견딜 수 있을까 싶었다는데 어떡하냐. 내 후임은 들어온지 이제 한 달도 안됐는데 쯧쯧. 그래서 내가 그런 거 참고 있는 건 미련한 행동이니까 다음에 또 그러면 지금 이러시는 거 내 입장에선 성희롱으로 밖에 생각 안되니까 그만하시라고 이야기 하라고 그랬다.
내가 여기 들어오기 전에 계약직으로 일하는 데에는 ㅅ차장이 있었는데 거기 일하던 계약직 여자들에게 지금 생각해보면 수위높은 성희롱을 여러 차례 행했다. 나중에는 내가 이걸 녹음을 할까 말까 고민하고 피해 다녔는데 어느 봄날 그 ㅅ차장이 자기가 가는 강남에 있는 룸살롱 사이트라면서 보여준 사이트에 있는 사진들이 정말 심했다. 충격을 받고 할 말을 잃은 체로 자리로 돌아와서 앉았는데 화가 치밀어 올라서 차장이 있는 자리로 가서 앞으로  아까 같은 행동을 다시는 하지 말라. 기분 나쁘니까. 라고 말했더니 아니 뭐.. 이러면서 말을 막 얼버무리더니, 결국 얼굴 귀 까지 다 빨개져선 나랑 아예 눈도 못 마추쳤다. 그 뒤로는 그 ㅅ 차장이 나를 의도적으로 피하는게 느껴져서 으이구 저 병신.... 하면서 뭐 어떻게 보면 편히 회사생활 했다. (지가 알아서 피하니 얼마나 편한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렇게 성희롱 하는 인간들은 대놓그 그 행동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 지들도 쪽팔린 행동을 했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면상에 대고 한 여자에게는 더이상 그런 행동을 안한다는 거다. 갑자기 옛날 생각하니까 화가 나서 지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