줏대 없는 나.

일상 2010. 7. 29. 13:28

요즘에도 가끔 괜찮다 싶으면 이력서를 넣어보고는 있지만, 100% 여기 가야겠다 하는 마음이 드는 곳은 사실 없다. 그러다보니 고민이 되고 괜히 후회도 하고 그런다.
직장을 그만 둘 때도 부모님께 사실을 말씀드리고 그 허락(?)을 받는 동안 난 거의 투쟁아닌 투쟁을 해야만 했다.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고, 그만 둔 뒤에도 현금을 받아쓰고 있진 않아도, 어쨌든 집,쌀,수도,전기 다 엄마한테 신세를 지고 있으니까 허락을 받는 건 필요한 절차였다.
대학 졸업 후 괜찮은 곳에 취직 못하고 있을 때 면접이나 필기고사 같은 일정이 잡히면 난 엄마아빠한테 다 비밀로 했는데 어쩔 수 없이 밝혀지면 난 정말 곤욕스러웠다. 엄마아빠는 그 회사가 어디에 있는지 지도로 검색하고, 심지어 나한테 말 안하고 둘이 손잡고 그 회사 앞까지 대중교통 혹은 차를 이용하여 다녀오시기까지 해서 나를 부담 백배 상태로 만들곤 하셨다.
이런 일화에서도 보듯, 나를 직장인으로 만들겠다는 우리 부모님의 의지는 대단한 것이었다.
왜 그렇게 열성이신지는 모르겠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내 딸 어디 회사 다닌다 말하고 싶은 마음, 23살 때부터 빨리 시집가라고 압박했던 부모님 성향으로 미루어 보아 변변한 직장을 다녀야 그나마 선으로라도 혼처를 잡을 수 있다는 조바심, 내가 회사를 다니면서 집안에 내놓았던 돈 등등이 그 원인이 아니었을까 싶다.
대학 졸업 후 이런 경험을 토대로 요즘에도 웬만하면 모두 비밀로 하고 엄마아빠가 일하러 가신 동안에 면접보고 있는 중인데 엊그제 일이 터지고 말았다.
나 졸업한 회사에서 근무하는 친구가 혹시 주변에 내일부터 바로 일할 수 있는 친구가 있냐고 물어봤는데 내가 생각나더라고 전화가 왔다. 그래서 응 나 일할 수 있다고 교수한테 말해도 된다고 했는데 집에 오니 메일이 도착해 있었다. 모 연맹 에서 바로 일할 사람을 뽑는다고. 이력서와 자기소개를 보내라고 해서 보냈고, 워낙 교수가 여기 연맹 쪽이랑 친해서 말하면 바로 될 거 같은데 만약에 하다가 중간에 갑자기 관두거나 하는 등의 입장 곤란한 행동을 할거면 차라리 처음부터 하지 말라고  교수가 나에게 신신당부를 하셨다.
일단 가서 얘기나 들어보자 싶어서 알겠다고 말씀드렸는데, 문제가 생겼다. 내가 수영을 간 사이 핸드폰으로 전화가 온걸 우리 엄마가 받은거다. 오늘 면접날짜 발표나는 좀 먼 직장도 있는데 교수님께 면접이 하나 남아있어서 교수님이 말씀해 주신데는 갈 수 있을 지 없을 지 확실치 않다고 말씀드렸던 거 까지 다 우리 엄마가 알아버린거다. 교수는 내가 전화 안받으면 다시 전화를 하면 될 것이지 왜 그 모든 걸 다 우리 엄마한테 말하고 물어봤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다. (수영갈 때 귀찮아서 핸드폰을 안 가져간 내 탓이 가장 크지만)
엊그제 연맹에 가서 한달 월급이 130과 140 사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아 이런 직장이라도 가야 하는 건가 하고 고민을 하고,(일이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이면 하겠는데 그도 아님) 오늘 발표 나는 곳에 만약에 서류에 붙어도 거기는 100% 면접에 까지 붙는다는 보장이 없어 복잡한 마음인데 이 모든 걸 또 부모님과 이야기하며 공유해야 한다는 사실이 더 머리아프고 그렇다.
덕분에 집에 중간 중간 잠은 계속 깨고, 계속 고민하고 고뇌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난 130만 받고도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인간이다. 문제는 그 130 주는 곳이 집에서 한시간 거리에만 있었어도 옳타쿠나 하고 가겠는데 (아니면 내가 관심있는 일이거나) 문제는 그 연맹이 우리집에서 1시간 30분이 걸린다는거다. 예전 회사보다 30분이 늦은 출근이기 때문에 6시 30분쯤 일어나면 되겠지만, 거의 왕복 3시간을 하면서 지금 상황에서 과외 하나 더 하면 벌 수 있는 돈을 위하여 거길 다녀야 하는 의문이 들고, 거기 일도 마찬가지로 하기 싫어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 속으로는 그냥 안가야겠다는 마음을 굳혔는데 나 또 이거를 어떻게 부모님께 말씀드려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스트레스다.
올해까지는 정말 괜히 들어갔나 하는 생각 안드는 직장에 취직하는게 내 목표인데, 그 목표에 매진할 세도 없이 이렇게 휘둘리고 저렇게 휘둘리는 내 자신이 너무 짜증이 나고 서러워서 엊그제 버스 안에서 울었다. 괜히 들어갔나 하는 직장이라면 차라리 이 상태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쓰잘 데 없는 말이지만, 이게 다 첫 직장에서의 찝찝함을 무식하게 몇 년동안 참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지난 세월이 한없이 아깝고 나도 병신같고 그래서 요즘 많이 우울하다.
제길. 그래도 그 그지같은 직장을 계속 다니지 않고 때려친 건 백번 잘한 짓이다. 이걸로 위안 삼으련다.

0123456


일본 여행에 다녀와서부터 몸이 여기저기 아프더니만 결국 담에 또 걸렸다. 내 친구는 담에 걸렸다 표현 안하고 담 들었다고 말하던데. 그렇게 말하는건가?
시름시름 앓기를 며칠, 장염 증세가 며칠 지속, 귀에 염증, 결막염을 거쳐 '담'에 코감기까지 단단히 들어버렸는데 거기에 목소리까지 완전히 맛이 가버렸다. 에헤라.

저번주는 정말 악목같은 일주일 이었다. 내 생애 그렇게 일주일이 길어보긴 처음이었다.
내 생애 가장 길었던 일주일이여. 으흑.
화요일에 회사에 대형사건 하나가 뻥~! 하고 터져서 그 이후로는 수습하느라 반 죽을 뻔 했다. 다시한번 내가 일하는 부서에 회의감이 들었달까. 내 성미에 전혀 맞지 않는 일 하는 거 정말 괴롭다. 직장인들 대부분이 회사 사람들 때문에 힘들다고 한다. 직장 사람들한테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게 뭐냐는 질문 1위에 인간관계가 나왔다고 하니까. 나도 정말 죽었다 깨어나도 친해지지 못할 사람. 친해지고 싶지 않은 사람. 친해지면 안되는 사람. 등등 여러 인간들이 회사에 많고 그것 때문에 관두고 싶다고 골백번 생각을 했지만, 내가 관두고 싶은 가장 큰 이유는 지금 이 일이 너무 싫기 때문이다. 솔직히 학교 다니면서도 죽어도 안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일 중 하나가 지금 하는 일이다. 졸업 후 제대로 돈도 못벌고 계약직으로 일할 땐 정규직이면 옳타쿠나 감사합니다. 하고 가려고 맘을 먹었고 여기 회사에 붙었을 최초에는 기쁜 마음이 컸다.
하지만 하면  할수록 회의감이 들고 이 직무로 경력 쌓고 또 너 이 경력으로 회사 옮길래? 라로 자문해보면 오오 Never! 다. 내가 하고 있는 직무가 싫을 뿐 아니라 몸 담고 있는 직종도 싫다. 아. 싫은 것 투성이~~ 그래도 1년도 못 버티고 나오면 어디가서 버틸만큼 버텼다 말하기 쪽팔릴 뿐 아니라, 1년도 못하고 관둔 날 용서할 수 없을 듯 하여 1년은 버텨야 하지 않겠니? 라면서 버티고는 있지만.. 그리고 말할 수 없는 뭔가를 계속 고대하고 있는 상태지만 저번 루쉰 책에 대해서 쓸 때와 마찬가지로 다시 포기로 기울고 있다. (안돼!!! 루쉰 선생님의 말을 생각해! 희망은 미래에 속하는 것이잖아!! 라고 맘을 다잡아도 소용없다. 흑)
그렇다고 해결책이 있느냐? 관두고 나오면 니가 뭐 할 것이 있느냐? 없단 말이다. 아아아아악. 그래 일단은 1년이 되기까지의 유예기간이 있다. 이제까지 그래왔듯 그때가 되면 또 불현듯 어떤 결심을 하게 되리라 믿는다. 그렇다. 뭐 고민한다고 되는 일이더냐. 하루 하루 살아가고 주말 제대로 돌아와주면 되는 거 아니냐.
크크 이제까지 쓴글을 찬찬히 읽어보니 이거 뭐 무슨 정신병자가 쓴 것 같네.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이 혼잣말 하는 거 같잖아. 이거원. 혼자 고민하고 혼자 해결책 수습하고.

다시 내가 원래 말하고자 했던 내 몸의 증상에 대해 말해보자면.
저번 담의 증상은 '오른쪽으로 고개가 안돌아간다. 오른팔이 안 올라간다. 허리를 숙일 수 없다.' 이 정도였다. 아주 대형 담이었다고 할까. 이번 담의 증상은 딱 하나 왼쪽으로 고개가 안돌아간다. 이거 였다. 저번 담에 비한다면 아주 약한 증상이었는데 사람이 목이 제대로 안 돌아가는 거 단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생활이 불편해질 수 있는지 절실히 깨달았다.
오랜만에 우리동네 단골 한의원에 갔더니 의사선생님이 이렇게 날씨 좋은 주말에 무슨 일로 왔냐고 물어보신다. "아.. 저기.. 목이 아파서."라고 말했는데 의사 선생님이 단번에 "여기랑 여기 아니세요?" 라고 딱 집는데 이런 족집게 같으니라고. 정확하게 그 부분이 너무 아파서 나도 모르게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부항을 한 4개 뜨고, 침은 한 8방 맞고 찜질까지 마무리 짓는데.. 나이 26에 부항이나 뜨고 누워있고 내 신세가 좀 처량했다. 하지만 부항의 효과는 아주 탁월한 것이어서 한지 3일 밖에 안 지났는데 이젠 왼쪽으로 고개가 잘 돌아간다. 대신 부항 맞은 데 피멍이 크게 4개가 생겼지만.
난 침 맞는 건 하나도 안 두려운데 엎드린 자세로 꼼짝도 못하고 꽤 오랜 시간 있어야 하는 게 어찌나 좀이 쑤시던지.. 나중엔 머리가 지끈 거렸다. 3가지 코스 중 제일 맘에 들었던 건 역시 찜질... 잠이 솔솔 와서 결국 잠이 들었는데 깊게 잠드려는 찰나 끝났다고 일어나라고 해서 너무 아쉬웠다.
 
계산을 하기 전에 키랑 몸무게나 재볼까 하고 쟀는데 키는 그대로 몸무게는 2키로가 빠져있었다. 오.. 역시 최고의 다이어트 비법은 '일' 이로구나 하며 계산하고 나와선 잠깐 친구를 만났다.

여기서 한가지 사건.
집에와서 저번에도 등장하신 그 분과 전화를 하는데 일주일 동안에 살이 많이 빠져서 그런가 어지럽다고 말했더니 그 여세를 몰아서 2키로를 더 빼라는 거다.
그 순간 거짓말 처럼 이제까지의 감정이 싸그리 사라지면서 무서운 속도로 감정 정리가 착착 진행되며 역시 안된다.로 결론이 나버렸다.
하하하하. 역시 말이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말 한마디에 당신 너무하는 거 아니야? 그것도 살 빼란 말에? 이렇게 되물어도 소용없다. 내가 기대한 말은 힘들겠다. 혹은 고생이 많았구나. 라는 말이었는데 그 여세를 몰아서 2키로를 더 빼라고? 어허허허. 어이가 없었다. 이런말은 안하려고 했지만, 2키로 더 빠진 내 몸무게는 누가 살빼라고 말할만한 절대 몸무게는 아니었단 말이다.! 그 체중계에서도 분명히 저체중이랬어!! 내가 물론 키가 다른 사람보다 작긴 하지만, 아무리 본인 기준에 내가 살이 좀 있다고 한들 아니 아파서 골골대는 사람한테 살을 빼라니! 이런 당치도 않은. 난 태어나서 누구한테 살 빼라는 말을 한번도 입에 담아본 적도 없는 것 같은데. 내 일생동안 충격적이었던 말 베스트 3 에 들만한 아주 엄청난 말이었다. 2키로 더 빼. 아아악.(오늘 이 아아악. 이 말 참 많이도 하네;) 다시 생각해도 충격적이다.

친한 친구랑 놀고 싶은 맘이 굴뚝같은 지 벌써 한달째. 친구는 시골에 내려갔다. 우울한 마음에 친구한테 이런 저런 넋두리를 늘어놓았더니 역시 내 친구 답게 이구 불쌍한 것. 이라고 해주는 거다. 아.. 눈물나게 고마운 친구. 요즘 날 불쌍히 여겨주는 건 너 밖에 없어. 엉엉. 친구 올라오면 맛있는 거 잔뜩 사주기로 결심했다.

친구오기 전에 이 만신창이 몸뚱아리가 조금의 차도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경품과 중대결심

일상 2007. 12. 14. 15:39
어제 모 협회에서 주관하는 연말행사에 갔다. 협회이니만큼 여러 회사 사람들이 많이 왔는데 다들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었다. 보면서 참 중년이 되도록 회사에서 버티려면 장난아니었겠다 싶기도 하고 사회생활을 5개월 남짓한 나에게는 존경스럽기도 하고 그랬다. 겉으로 보이는 것만으로는 그 사람을 잘 모르지만.

거기서 그냥 마지막 행사로, 재미삼아 경품 추첨 행사를 했다. 참가한 회사들이 협찬한 경품을 주는 거였는데, 원래 경품 같은 거 응모하면 1등은 못해도 3등 4등 정도는 잘 되는 편이라 나도 한 개는 되겠거니 하고 있었다.
내가 눈독들이고 있었던 건 리바이스 청바지랑 가습기랑 건강검진상품권, 글로코사민이었다.
내 번호는 38번이었는데. 오오 38광땡 이러면서 행운의 번호다. 하면서 좋아하고 있었다. 화투는 태어나서 한번도 못쳐봤으면서 이런 건 또 알고 있어서.

상품소개를 마치고 사회자는 38번! 을 외쳤다. 오오오.
아저씨들이 엄청 부러워한다.

내 상품은 벤츠 산 사람들한테 주는, 메르세데츠 벤츠 무뉘가 어지러이 찍혀 있는 골프용 가방, 골프 장갑, 골프용 우산, (골프용인지 뭔지 모를) 카드지갑 이었다. '이걸 어디에 쓰라고!' 라면서도 공짜라 받아서 가져왔다. (소시민이라 주변에 골프치는 사람이 단 한사람도 없음) 골프용 가방은 다행히 골프채 넣는 가방은 아닌데 너무 커서 어디에 쓰나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옆에 있는 주머니에 캐리어가방처럼 끌 수 있는 장치를 폈다 접었다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밑에 바퀴도 있고. 흐흐. 이건 여행을 위한 하늘의 선물??;; 벤츠 당첨이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크큭. 벤츠경품은 있지도 않았지만...;;
골프장갑은 운전할 때 끼면 좋다고 하니까 고모드리고 골프우산은 큰 우산 좋아하는 아버지를 드리기로 했다. 캐리어가방 없어서 하나 사려고 했는데 잘됐지 뭐.
청바지가 안된 게 못내 아쉬웠지만 어차피 사이즈가 안 맞는 거였고, 가치로 따지면 내 것이 더 비싼거라고 하니 그냥 참아야지.

돌아오는 길에는 나의 중대 결심에 대해 말하기 위해 전화를 했다.
사실은 요즘 정말 큰 고민 한가지와 두번째 큰 고민 한가지가 생겼다.
저번 블로그에도 몇 번 등장한 오빠가 한 명 있는데, 내가 23살때부터 어찌되었든 날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근데 내 감정은 음.. 농담이 아니라 그냥 고등학교 친한 친구만큼 편하다. 이게 끝.
한 번은 오빠는 내가 왜 좋은데.
물어봤더니 그냥 너랑 있으면 제일 재밌어. 이렇게 말을 했다.
재밌어. 재밌다. 재밌어. 흠.. 그래 아주 솔직한 대답이었다. 다른 이유는 없고 재밌어. 음..

입사초기가 힘든 시기인만큼 내가 이 오빠에게 전화하는 횟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는데, 어제도 역시 요즘 정말 큰 고민 한가지와 그에 대한 내 결단을 대해 말을 했다.
왠지 예감이 좋으니 잘해보랜다.
아아. 이제서야 좀 안정이 된다.
전화를 끊고 전철안에서 졸리는 가운데 든 생각이, 언제부턴가 내가 뭘 결심하거나 하려고 하면 이건 어때. 저건 어때. 하고 그 오빠에게 물어보게 되고 그 오빠는 하면 괜찮겠다. 안하는 게 낫다. 말을 해주고 난 거의 100% 그 말에 따르는 거다.
그도 그럴 것이 내 행동은 그 오빠가 생각하는 범위에서 단 한번도 벗어난 적이 없는데, 처음에는 설마 설마 하다가 한 2년 지나고보니 정말로 다 그 오빠 말대로 되어버린 경우가 99.9% 인거지.
아니 어떻게 그렇게 잘 맞춰?
물어봤더니 난 예상보다 굉장히 단순하고 행동을 예측하기 쉬운 애 랜다. ;; 흠.
난 내가 굉장히 복잡미묘한 존재인 줄 알았는데.
어찌되었든 2년간 나에 대해 어느정도 연구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난 어느새 그 오빠에게 의지하고 있고 있었다. 그렇다고 사귀고 싶냐?
오오. 이기적이게도 또 그건 아니다. 이거다. 정말로 고등학교 친구 같다니까.
근데 만약에 그 오빠가 갑자기 내 곁에서 휙 하고 사라진다면?
오오. 난 누구한테 조언을 구하나. 이런거다.

요즘 나의 두번째 고민은 바로 이거다. 이것도 사랑의 다른 모습인걸까? 만약에 그렇다면 사귀어볼까. 하는 것.
내년에는 그냥 자기랑 연애를 하자는데. 그럴때마다.
왜이래 또. 우울해?
라고 말을 하는데. 아악. 사실 우울한 건 나다.
이러다 실컷 사귀어놓고 헤어지면 어떡해?
으으. 모르겠다. 정말로.

참고로 내친구는 그냥 만나보랜다. 하긴 2년 넘게 이렇게 잘해주기도 힘들지.;
흠. 열정보다 강한 건 순정이라던데, 나 사실 말은 이렇게 고민중이라고 해도 80% 정도는 넘어간 거 같다.
근데 문제는 내년에 이 오빠가 취직해서 내려가면 거의 못 볼거라는거지.

아.. 난 왜이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