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박물관'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08.17 2011년 8월 6일 토요일 경복궁 - 삼청동 4


오늘부터는 틈틈이 8월 휴가와 연휴 때 사진을 정리하려고 한다. 외국을 나갈 돈도 없고, 또 국내여행을 하자니 이미 숙박업소 예약도 다 끝나서 갈 수 없었다. 결국 망설이다가 제대로 된 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한 나는 서울 나들이를 혼자 가기로 했다.

서울 나들이를 위해서 구입한 책

책을 사서 도쿄나 오사카 여행 갔을 때 만큼 하루 동선을 다 계획해 놨는데 날씨도 안좋고 다리도 아파서 하나도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일본의 성들을 구경하면서 느꼈던 일말의 죄책감을 만회하기 위하여 난 경복궁으로 향했다.

외국인들이 많았던 경복궁

화려한 색깔

어두컴컴한 날씨

처마의 서유기 등장인물들.


매일 가지고 다니던 우산을 이날 따라 안가져와서 제대로 구경을 못했다. 거깃다 내가 들고 다니는 가방이 얼마나 좁은지, 불편하기 짝이 없어서 결국 기념품을 하나 사고 쇼핑백을 얻었다.
원래 경복궁은 임진왜란 때 전소 했고, 원래 경복궁 자리에는 이미 청와대가 들어서서 경복궁을 완벽하게 복원하는 것은 어렵다고 한다.
일본 성과 비교하여 복원이 제대로 안되어 있어서 안타까웠다. 그래도 지금도 이렇게 거대한 도시인 서울이 500년도 훨씬 전에서부터 치열하게 살아온 장소였다는 것이 멋있었다. 우리나라 서울만 봐도 이런데 정말 문명발상지나 이탈리아 같은데 가면 그런 기분이 더 들겠지? 

비가 쏟아져서 하는 수 없이 난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원래는 민속박물관을 더 가고 싶었는데 거기는 못갔다. 우리나라 민속품을 보면 참 예쁘다는 생각을 많이 했기 때문에 꼭 보고 싶었는데. 

조선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록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라고 어디서 봤다.

나무로 조각한 용

아까 처마에 있었던 조각들

예쁜 한복

왕비의 옷

비싼 기념품

 너무 덥기도 더웠고, 비도 쏟아지고 해서 들어간 고궁박물관. 입장료도 공짜이지만, 시원하고 고궁박물관의 전시품들도 재밌었다. 특히 재밌었던 건 근대 현대 사회 고궁 모습. 그리고 조선의 왕자들이 왕이 되기 위해 받는 교육시스템이나 왕비가 임신을 했을 때 받았던 태교에 대한 설명 등을 읽는 것이 재밌었다. 아... 지금은 재밌는데 사실 난 고등학교 때 제일 싫어하는 과목이 국사였다. (그래서 국사에 대한 지식이 중학생 수준도 안됨)

습하고 짜증나는 공기를 뒤로 하고 난 책에 나온 음식점을 찾았다.

맛있었다.

조용한 서울


원래 면요리를 좋아해서 메밀로 만든 칼국수를 먹을 작정이었다. 지도를 보고 찾아간 메밀꽃 필무렵 이라는 음식점은 혼자 앉아서 먹으면 매우 난처할 것 같이 생긴 곳이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서 큰 좌식책상에 앉아 먹어야 하는 곳이었는데 남자 두명이 이미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순간 망설였다. 맥도날드 스타벅스에서 혼자 먹는 건 아무렇지도 않은데 그런 곳에서 혼자 먹자니 조금 부끄러웠거든.
하지만 그 더운 날씨에 걸어다닌 것이 아깝고, 거기 말고 다른 음식점은 비싸보여서 큰 맘먹고 들어가서 콩국수를 시켰다.
우리집은 콩국수에 설탕을 넣어서 먹는데 (전라도에선 누구나 다 콩국수에 설탕을 넣음) 서울 쪽은 콩국수집 가도 설탕을 안줘서 바깥 음식점에서는 콩국수를 안먹었다. 한번 설탕을 넣어서 먹었는데 같이 밥먹던 사람들이 나를 하도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해서 무안했다.
근데 저 음식점의 상 위에 설탕 한통이 떡하니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비빔국수 먹으려던 걸 취소하고 콩국수를 먹었다.
메밀가루로 직접 면을 만들어서 콩국수를 주셨는데 면이 좀 적어서 불만족 스럽다가, 국수까지 먹으니 딱 양이 알맞아서 기분이 좋아져서 나왔다. (일반 남자가 먹기엔 양이 좀 적을지도)

경복궁에서 삼청동은 걸어가도 되는 것 같았지만, 난 길을 몰랐기 때문에 그냥 전철을 타고 삼청동으로 이동. 정말 많이 더웠지만, 그냥 집에 가기에는 아쉬웠다. 관광지도를 들고 그냥 삼청동 거리를 걸었다. 정말 많은 카페와 가격이 만만치 않아 보이는 작은 옷집, 구두집 들이 많았다. 하지만 난 그냥 만구천원 폭탄세일 하는데 들어가서 구두만 하나 샀다. 그리고 그 많은 카페 중 한군데도 들어가지 않았다. 
삼청동 구경을 하다보니 조금 외로워지기도 했다. 분위기가 특이하고 사람이 많은데도 조용한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다음에 또 가봐야지.
빗줄기가 너무 굵어져서 난 처마 밑에 숨어서 시청역 가는 마을버스를 기다렸고, 그걸 타고 시청역에 가서 1호선을 타고 인천으로 복귀했다.
집에 와보니 내가 입었던 검정 나시 겨드랑이 부분이 땀 때문에 하얗게 변해있었다. 아아. 정말 더운 날이었다. (검정나시 위에 완전 얇은 가슴 파진 줄무늬 나시를 하나 덧입었는데 안 입었으면 민망할 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