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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일기

일상 2007. 11. 17.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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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축할 일이면서도 슬퍼해야할 일이다. 도저히 스트레스를 참지 못하고 눈치보면서 휴가를 냈고 받아들여졌다. 입사이후 처음 월차다.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을 연달아 쉴 수 있다. 현재 12시 58분이니 벌써 토요일이 되고도 한시간이 다 되가는구나.

  휴가 때 뭐할거예요? 물어봤을 때 늦잠이요. 라고 대답했다. 계획대로 오늘 12시에 일어났고 부랴부랴 챙겨서 오후 2시에 중학교 친구를 만났다. 휴학했을 때 이틀이 멀다하고 만났던 내친구. 농담삼아.. '사귀는 사이에도 이렇게 자주 만나기 힘들거야 그치?' 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했는데 요즘에는 한 달에 한 번정도만 만나니.. 그때는 참 할 말이 많았는데.. 걔나 나나 오늘이 어제같고 오늘은 또 내일 같은 똑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서 별 할 말은 없었다. 예전에는 그래도 할말이 참 많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런 상황=만나도 별 말 없이 앉아 있는 상황이 슬픈 건 아니다. 그만큼 편한 사이라는 증거일 수 있으니.

  백화점 앞에서 만나서 우리의 영원한 보금자리 구월동 던킨도너츠를 찾았다. 오 구월동 던킨도너츠! 얼마나 오랜만이었는지. 우리가 항상 앉는 자리가 비워져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난 친구에게 시계를 선물했다. 돈주고 산 건 아니고 디카를 샀더니 사은품으로 따라온건데 내 손목에는 너무 크고 놓아둬봤자 아무도 안 쓸 것 같아서. 선물을 주고 나니 왠지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또 하나 기분 좋았던 건 요즘 던킨도너츠에서 사은품 행사를 하는데 난 4등에 당첨되서 쿠숀을 받았다. 꽤 크고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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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는 코엑스나 인사동 둘 중 한군데를 갈까 했는데, 친구가 항상 멀리 다니는데 쉬는 날도 멀리가면 피곤하지 않겠어? 하길래. 흠. 그것도 그렇군 해서 결국 구월동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었다. 지금 생각으론 그러길 잘한 것 같다. 가끔.. 내가 주말에까지 서울에 가야하나?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으니까. 그리고 주말에 혼자 용산 직통 지하철을 타면 출근하는 기분 나서 심히 기분이 묘하면서 나빠질 때도 있고.. 주말에는 아비규환 같은 구월동도 금요일 오후에는 한가했다.

  오늘은 정말로 고마운 날씨였다. 친구 말로는 하루하루가 예술이라는데, 난 오늘에서야 정말 그렇구나 싶었다. 어딜가든 기분이 좋아질만한 날씨였고, 우리는 예술회관에서 곧장 걸어가면 나오는 작은 공원에서 이제 일주일이면 낙엽도 다 떨어지겠지. 제길. 이라며 뜬금없이 인생무상을 논했다;

  왠지 이번 주말이 내가 즐거울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인 것만 같은데.. 괴로운 건 그때가서 생각하자 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두려운 게 사실이다.

  친구와는 4시반 쯤 헤어졌다. 사실 딱히 할 일이 없었다. 친구가 색,계 를 봤다는데 나도 너무 보고 싶어졌다. 그런데 나 오늘 문득 든 생각이 있는데 여동생이나 언니가 있는 친구와는 안그런 친구들보다 '얘는 나랑 제일 친한 친구야!' 라는 생각 들기가 힘든 것 같다. 내가 아무리 친해봤자 여동생이나 언니만큼 친한 친구는 될 수 없으니까 말이다. 친한 친구 4명중 이 친구는 유일하게 여자형제가 있는 친구인데.. 그런 생각이 자주든다. 왜 이런 생각이 들었나면, 난 이 친구랑 색,계 보자고 하려고 했는데 이미 여동생이랑 봐버렸다고 말하니.. 서운해서 흑. (별 게 다 서운하다) 아무래도 또 혼자 봐야할 듯 싶다. 내일에나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