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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7.28 사무실에서 내가 마시는 것들 2

1. 네스프레스 캡슐 커피 



우리회사에는 작은 에스프레소 머신과 네스프레소가 있다. 커피 맛은 에스프레소 머신의 것이 고소하고 맛이 있지만, 난 보통 네스프레소를 먹는다. 네스프레소는 에스프레소 머신 처럼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머신 옆에 보이는 게 캡슐인데, 저 사진에는 딱 두가지 색 밖에 없지만 보통 여러가지 색이 들어가 있다. 캡슐의 색도 하나같이 다 세련되고 예뻐서, 저 정사각형 박스 안에 넣어놓으면 예쁘기까지 하다. 난 솔직히 캡슐마다 맛이 다른지 어쩐지는 모르겠다. 이 캡슐이나 저 캡슐이나 다 똑같은 진한 에스프레소 맛에 에스프레소 향이다. 하지만,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가 웬만한 길거리 아메리카노 보다 더 맛있고 향도 진한 건 맞다. 놀라운 기술이야. 참으로.

이 네스프레소를 한잔 가득 마시면 잠이 번쩍 깨고, 각성이 된다. 머신에서 커피가 추출된 뒤 바로 그냥 마시면 엄청 진해서 마실 수가 없다. 꼭 뜨거운 물을 섞어서 마셔야 한다. 물을 안 섞으면 거의 커피 원액을 마시는 기분? 

사실 장도 안좋고 체질 상 커피가 안 받는 체질이라, 커피 마시면 살짝 속이 쓰리고, 어쩔 때는 바로 배탈 기운이 나서 화장실로 달려갈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매일 같이 네스프레소를 마신다. 끊는 건 불가능하다. 


2. 서울우유 - 흰우유



네스프레소를 천천히 다 마시면 얼추 10시 반쯤이 된다. 한 30분은 일하다가 11시~11시30분 사이에 난 흰우유를 먹는다. (난 우유를 시켜 먹는다) 배가 고프기도 하고, 첫 직장 다닐 때 부터 흰우유를 시켜 먹어서 그런지 안마시면 섭섭하다. 또 커피를 마셨으니 칼슘 보충을 위하여 우유를 먹어줘야 한다는 당위감도 들고. 그런다고 보충이 되진 않겠지만. 우유를 다 마실 쯤이면 12시 반 점심시간이 된다. 


3. 삼각 커피 우유 



난 밥을 먹고나면 단 게 땡긴다. 회사 주변에 커피 전문점이 많을 때는 꼭 카페라떼나 카페모카 같은 단 커피를 식후에 사서 마셨다. 전문점에 못갈 시간이면 편의점에 가서라도 편의점용 고급커피 (스타벅스나 T.O.P 같은 편의점에서 파는 거 치고 비싼 커피들) 를 사서 마셨다. 지금 회사에선 도시락 싸서 다니고 주변에 편의점도 커피 전문점도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저 서울우유 삼각 커피우유를 흰우유와 함께 시켜서 먹고 있다. 

그런데 저 서울우유 삼각 커피우유는 편의점 스타벅스 디스커버리 시리즈에 맛에 있어서 전혀 뒤쳐지지 않는다. 매일 한팩씩 마시는데도 질리지가 않는다. 항상 한결같이 맛있다!

난 밥을 먹자마자 저 삼각 커피우유를 모서리 부분을 가위로 잘라서 그냥 저 삼각우유 째 들고 마신다. 빨대도 없이... 단숨에. 벌컥벌컥!


4. 두유 


점심을 먹고 4시반에서 5시쯤이 되면 엄청 배가 고파서 정신이 혼미해지는데 그 때 난 두유를 마신다. 두유는 보통 인터넷에서 한 60팩씩 한번에 사놓고 도시락이랑 엄마가 하나씩 싸서 주신다. 두유 마시면 꽤 속이 든든해지고 배고픈 것도 잠시동안 잊을 수 있다. 


이렇게 4개를 매일 매일 마시는데, 물은 점심 먹고 바로 한모금 밖에 안마신다. 이상하게 그냥 맹물은 별로 마시고 싶지가 않다. 많이 마셔야 좋다는데. 

내일부터 의식적으로라도 중간 중간 물을 마시도록 노력해봐야겠다. (그래놓고 아마 또 안마실거다)


위에 4개의 음료 이외에 난 닥터유 같은데서 나오는 에너지바도 하나씩 까서 먹는다. 나는 공복 상태를 좀처럼 못 견디는 것 같다. 어지럽고 배가 텅빈 그 느낌이 정말로 싫다. 어떻게 보면 끊임없이 뭘 먹는다고 볼 수도 있겠다. 다행인 것이 한번에 많이 먹진 않는다는 거. 만약 한번에 많이 먹으면서 끊임없이 먹는다면 난 돼지가 되었겠지. 


흠 그러고 보니 버릇처럼 저 4가지를 매일 마시는데 또 한가지 내가 버릇처럼 마시는 게 생각났다. 

난 기차를 타면 빙그레 바나나 우유를 무조건 사서 마신다. 이건 우리 아빠가 나 어렸을 적 기차면 꼭 바나나 우유를 사서 주셨기 때문인 것 같다. 기차를 탔을 때 먹을 걸 파는 아저씨가 지나갈 때 바나나 우유를 안사면 이상하다. 결국 난 그 바나나 우유를 사서 마시고 만다. (엄청 맛있어!)


우리 할머니 생신이 한 여름이라 우리집은 아빠가 여름 휴가 받으면 무조건 대전 할머니 댁으로 갔었다. 어렸을 때 강원도 홍천에 살았던 우리는 항상 여름마다 긴 여행을 했다. 깡시골인 홍천에서 춘천으로, 춘천에서 청량리로, 청량리에서 서울역으로, 서울역에서 대전으로. 또 대전역에서 내려서도 할머니 댁 갈 때도 택시를 탔는데. 멀미를 심하게 했던 나는 (나는 심지어 기차 멀미도 했다. 먹으면 먹는대로 다 토했던 것 같다) 할머니 댁에 갈 때는 거의 초죽음 상태가 되어 있었고, 갓난 아기인 내 동생은 중간에 차를 갈아탈 때마다 응급실에 갔던 적도 있었다.  대전에 가서도 항상 휴가 첫날에는 누워 있거나 병이 나서 누워 있거나 했다. 난 6살 쯤 되고 동생은 2살 3살 이랬는데 우리 엄마 아빠가 했을 고생을 생각해보면...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긴 여정이었다. 지금이야 뭐 교통이 좋다지만... 교통도 교통이지만, 난 어렸을 때 정말 멀미를 지독하게 했다. 지독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