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
엄마 꿈
special K
2020. 7. 16. 10:21
어제 밤에는 엄마가 내 꿈에 나와서 항암 두건을 쓰고 거실에 앉아서 감자를 다듬으셨다. 혈색도 좋고 건강하고 날 보며 웃으셨다. 새벽에 엄마 꿈을 꾸고 일어나서 한숨을 푹 쉬었다.
간수치가 심상치 않아, 입원 이후 계속 맞던 스테로이드제를 끊었다. 뇌부종이 오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아침 저녁으로 주님께 기도드리고 출근해서는 찬송가 한 곡을 듣고 성격책도 읽고 있다. 이렇게 가련한 노력을 한다고 한들 우리 엄마 암세포가 죽지는 않겠지만 그냥 내 마음의 위안을 위해서 한다.
우리 엄마 오늘 꿈에서처럼 감자 다듬을 수 있는 날이 올까? 입원 이틀 전 우리한테 줄 김치 담그어 놓았다고 뿌듯해하셨는데... 그 아픈 와중에도 왜 김치를 담궈. 미련한 엄마.